이튿날. 샌 프란시스코 금문교를 보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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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직도 피곤한데 할아버지는 벌써 커피를 만들고 계셨다. 할아버지 역시 아침 잠이 없으시다.
덕분에 신선한 커피에 미리 준비해 간 빵으로 아침을 요긴하게 했다.
모텔에서 아침을 먹으며 최대한 비용을 줄이러 했다.

단지 금문교 하나 보려 샌프란에 들린다고 하니 사람들이 말렸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둘려보라고.
아무도 내 고집을 꺽지 못했다. 정말 정든 캘리 포니아를 떠나기전 샌 프란시스코도 가보고 싶었다.
금문교 만이라도 꼭 짚어보고 싶었다.

밤에 건넜던 금문교로 다시 향했다. 안개로 자욱하게 덮힌다는 샌 프란시스코 많이 복잡하다.
문득 예전에 안개에 싸인 금문교를 찍은 사진을 본 기억이 났다.
온 사방이 안개로 싸인 틈에 붉은 기둥들이 보이는 그런 장면을 오늘 나도 볼 수 있구나 했다.

하지만 해안으로 가까워지자 안개가 더 심했다. 보이는 것이 없었다. 차도 많아 운전도 힘이 들었다.
할아버지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워냑 흔한 일이인지라
난 금문교만 볼 생각을 했지만 안개가 너무 자욱했다. 날씨가 야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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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한 두시간이 지나면 괜찮을 수도 있으니 다시 오자고 할아버지가 다른길로 안내하셨다.
미리 다녀간 친구들 말이 떠 올랐다. 샌 프란시스코, 정말 운전하기 짜증나는 동네라고
내가 가는 모든 길은 one way 같았다. 언덕길, 심하게 휘어진 길, 거기다가 케이블 카랑 철로랑 뒤 엉킨 듯한 차선

샌디 에이고 양반 동네에서만 운전했던 나에게 너무 힘든 운전이었다. 혼란 스러웠다.
누가 말했든가, 샌 프란시스코가 서부 도시들 중에서 동부 도시에 가깝다고.
(보스톤에서 이틀이 지났다. 이 말이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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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돌아 바닷가에 다다렀다. 이른 아침이지만 벌써 많은 관광객으로 붐볐다.
날씨가 흐려 사진도 잘 안 나올 것 같아 속상했다. 우선 부두를 걸었다. 저멀리 무엇이 보였다.
정말 알카트래즈는 가까이 있었다. 너무 잘 보일 정도로. 저렇게 가까운데 탈출이 그리 힘들까?

비용을 아낀 아침이 부실 했는지 허기가 진다.
들어가 보니 한국인이 운영하는 델리다. 델리 반가운 곳이다. 샌디에이고에서 한 5년을 일을 했었다.
분위기가 익숙했다. 한국 사람은 정이 많다고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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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는 딱 7불만 받으셨다. 잔돈은 됐다고 하신다. 어떤 조그마한 돈도 아끼고 싶은 우리는 너무 좋았다.
아저씨는 샌프란에 살면서 샌디에이고 한번 못 와봤다고 한다. 미국에 20년 넘게 사셨는데.
(삶이 그런가 보다. 그리 멀지도 않은데 뭐가 그리 바빠 자리를 떠나지 못할까.)
살기 좋은지 물으셨다. 네 살기 좋은 곳이예요 떠나기가 싫어요.

잠시 쉬었다. 시간이 조금 지났으니 이제 안개가 조금은 사라졌겠지.
열심히 지도를 펼쳤다. 자꾸 샌디 에이고 생각이 났다. 지도 없이 아무렇게 막 다녔었는데.
저쯤에 금문교가 보여야 하는데 이상하다. 온 세상이 아직 하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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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하루 종일 있어도 금문교 보기 힘들거라고 하신다. 난 단지 이거 하나 땜에 왔는데 억울하다.
괜히 화가 난다. 다리 위에는 금문교를 보지 못해 아쉬워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나는 조금만이라도 더 금문교를 볼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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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금문교를 보지 못했다. 더 이상 머무를 수가 없었다. 아직 가야할 길이 너무 멀기에
서쪽 끝 캘리포니아를 떠나기로 했다. 아쉽게 금문교를 보지 못한 마음을 달래며.
샌 프란시스코를 뒤로한지 한 시간도 되지 않은 곳은 밝은 햇살이 눈을 가렸다. 멋진 캘리 포니아 햇살이다.

새크라 멘트를 지나치며 달리고 달렸다. 황량한 길을 달리며 UC David를 보고 재혁이 형에게 전화를 걸었다.
형 말대로 황량하기 그지 없었다.
80번 길을 따라 동으로 달리다 보니 새로운 풍경이 눈에 들었다. 샌디 에이고 남쪽 동네에서는 보기 힘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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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엽수림이 눈에 쏙쏙 들어왔다. 풍경이 점점 바뀌는 것이 좋았다.
어제는 종일 바다를 끼고 달렸고 오늘은 종일 산 속을 들리는 기분이다.
밤이 가까워 져 네바다 Reno에 도착해 잠을 자기로 했다. 생각보다 가까운 길이었다.

너무 일찍 도착했다. 무엇을 할까 고민을 하다가 근처 Lake Thaoe에 가기로 했다. 완전 계획에 없던 일.
정말 많은 사람들이 추천했고 겨울에 스키 여행을 다녀 왔다고 들었다. 산길을 타고 올랐다.
온통 소나무 숲으로 둘려 쌓였다. 정상에 가까워지자 나무 숲 사이로 파란 호수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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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신기하다 아름답다. 산을 올랐는데 호수가 나올 줄은 몰랐다. 울창한 삼림 사이로 보이는 맑은 물.
달력에서 많이 보던 풍경이었다. 산 속의 시원한 여름 밤 공기를 마시며 바라보는 모습은 더 없이 좋았다.
좀더 가까이 가서 물을 만지며 호숫빛을 바라볼려 했지만 아쉽게 많은 곳들은 Private 구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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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를 돌다가 드디어 접근이 가능한 곳을 찾았다.
차에서 내리자 마자 뛰어들어 실컷 자빠졌다. 아플 줄았는데 의외로 편안했다.
밤이 다가와서 호수를 한 바퀴 다 돌수가 있었다. 밤길에 산길을 달리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오늘은 Reno에 일찍 방을 잡았다고 했는데 어제처럼12시가 되어서 잠자리에 들었다.
사막 뿐이라고 알고 있던 네바다에서 황홀한 풍경을 본 것은 잊지 못할 것이다.
내일 또 다른 풍경을 기약하며 잠을 자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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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07 07:19 2007/08/07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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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규만 2007/08/08 07:32  address  modify  write

    Lake Tahoe에서 방향을 잘못잡았군.
    네바다 방향엔 Private beach가 많더라구.
    California 방향쪽이 public beach 가 많은데..
    거기 한바퀴 돌려면 하루 잡아야지.
    그나저나 난 금문교 배경 나온 사진 있지롱~ 메롱~

    • 노인학 2007/08/08 08:51  address  midify

      형인데 미리 정보를 더 구하고 갈것 그랬냐요...

      경황이 너무 없어서 정신이 없었네요...

      제가 형집에서 그런 자세를 잠을 잤는기 보군요...

      보통 이렇게 잘 안자는데 말입니다...ㅎㅎㅎㅎㅎ

      글은 계속 올라 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