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초, 변함 없이 뉴욕에서는 US 오픈이 한창이었다.
늦 여름의 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수 많은 인파는 Ash 코트를 꽉 매였다.
관중들의 함성이 사라지기 전에 경기는 끝이 났다.

코트 한 가운데에서 열심히 양손 키스를 사방으로 보내고 있었다.

항상 경기가 끝이 나면 승리에 대한 답례로 보내던 양손 키스였으나,
그날은 의미가 달랐다.

20년 동안 정들었던 코트를 떠나며 보내는 작별의 키스였다.
그의 마지막 경기를 잊지 못하던 관중들은 기립 박수를 보내며 사라져
가는 테니스 영웅을 조금이라도 코트 위에 서 있게끔 했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변함없이 최고의 게임을 선사했던 그 역시도 코트를 떠나게 아쉬웠는지 마침내 눈물을 흘렸다.
의자에 앉아 마음을 달래려 했지만 끓어 오르는 울음은 어쩔 수 없었는지.

그는 울고 있었다.
 끊이지 않는 박수와 환호에 눈물여린
애정으로 답례를 하는 모습에 나도 울었다.
Andre Agassi 미국 테니스 선수.

중학교 때 스포츠 뉴스 시간에 간략한 그의 경기를 보고
테니스에 빠져 버렸다.
긴 머리에 화려한 패션으로 코트 이쪽 저쪽을 누비며

다니던 모습이 정말 멋있었다.
베이스 라이너 답게 놀라운 스트로크를 보여 주었고,
강한 서브를 넣고 발리하려고 뛰어 들어오던

상대방 선수를 무마뜨렸던 기적 같은 패싱샷은 잊혀지지 않는다.
그를 따라하겠다고 양손 백핸도 배워 볼려고 발버둥 친적도 있었다.
그랜드 슬럼도 달성했던 나의 테니스 우상이다. 그가 라켓 바꾸면 나도 라켓을 바꾸고 그랬었다.
20년간 코트에서 수만번 이기고 졌었거늘 떠나는 날의 패배는 그를 사랑했던 모든 사람들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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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23 21:32 2006/09/23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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