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하루 종일 달려야 한다.
가다가 뭐 볼 것도 없는 그런 길이다. 10시간을 달려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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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바다의 리노에서 유타의 솔트레이크 친구 집으로 방향을 잡았다.
친구는 없지만 그를 통해 알게된 다른 친구들이 있었다.
샌디 에이고에 놀려 왔을때 정성을 다해 챙겨 준 보람이 있었다.

출발해서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View point가 있었다.
보통 이런 곳은 볼 것 하나 있을 기대감에 사진 한 장 찍을러고 잠시 들렸다.
볼 것이라곤 저 멀리 공장 하나 있다. 공장 보라고 이런 곳 만들어 놓은가 보다.

네바다 주를 관통해서 유타주로 들어가는 80번 하이웨이 길기도 길지만 지겹다.
네바다는 역시 이런 곳 사막이다. 몇 시간이고 사막을 달리다 보면 도시들이 하나 둘 나온다.
네바다의 모든 길은 사막을 가르고 도시는 갬블의 천국처럼 네온 싸인 불빛이 화려하다.

오늘도 푸른 하늘 보기는 힘이 들 것 같다. 흐린 날씨라 운전하기는 편안하다.
이 사막을 땡볕에 간다는 것은 너무 힘이 들테데, 흐린 날이 오히려 좋다.
땅이 무지 넓다보니 하늘이 무척 낮아보인다. 구름마저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멀리 보이는 비구름 사이를 지나는데 곧 억수같은 소나기 비가 온다.
비 오는 모습을 보니 월남 국수가 먹고 싶어진다. 비오고 으스스할때 월남 국수 막 땡기는데.
샌디 에이고에서 먹던 뜨끗한 월남 국수가 그립다 먹고 싶어진다.

비도 그치고 시간도 많이 지났다. 배가 고파진다. 지금은 갑자기 짜장면이 먹고 싶어진다.
사막에서 짜장면이 웬 말인가. 이거 배달 시키면 올까. 산둥 반점에 전화해서 배달이나 시킬까.
짜장면 계속 먹고 싶어진다. 그래서.

먹고 싶은 것 먹어야 한다. 휴게소가 나오자 얼른 차에서 내려 커피 포트를 들고 화장실로 달렸다.
콘센트에 포트를 연결해 물을 끓이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야자의 추억을 되살려 봉지 라면 해 먹었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봉지라면은 짜파게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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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나아서 이렇게까지 짜파게티 먹어주는데 농심 직원은 알까.
이 사진 보내주면 농심에서 뭐 광고비라도 조금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광고 효과가 얼마나 클까.

허기를 채우니 잠이 온다. 할아버지께 운전을 부탁하고 한 시간만 잤다.
얼마나 달렸는지 모르지만 네바다에서 유타주로 들어갔다. 유타주를 지나 얼마니 않아 해수면 보다 낮다는
사인이 눈에 들어왔다. 유타주는 새로운 시작이다.

몰몬교의 중심지, 보수적인 주. 유타 보수적이다는 말에 경찰이 제일 무서웠다.
왠지 사방에 있을것 같고 걸리면 바로 티켓 줄 것 같다.
그런데.

아직도 끝나지 사막길에 햇볕 쨍쨍한 날씨 하얀 눈이 보인다. 이 더운 여름날에 무슨 눈이냐고
길을 양쪽으로 온 세상이 하얗다. 눈??? 여기에 눈이 있다면 미스테리가 분명하다.
눈이 아니라 소금밭이다. 간간히 비치는 햇살에 눈이 아플 정도로 하얀 염전이다.

세상의 하얀길, 직선 주로 건조하다. 지겹다.
길 가에 계속 같은 문구가 보인다.
졸음 운전 금지 졸음이 몰아치면 쉬었다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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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참 요상하다. 소금밭을 지나니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소낙비가 내린다. 물탱크의 물이 한번에
차 앞 유리에 쏟아지는 느낌이다. 솔직히 겁이 났다. 이런날 운전은 처음이다.
정신이 바짝들고 등에는 식은 땀이 흐른다. 속도를 줄이고 줄였다.

힘들게 빗길을 지나고나니 언제 그랬냐듯 맑은 하늘이 보인다.
하늘과 맞닿은 호수도 보인다. 소금 호수이지만 빗깔은 여느 호수만큼 푸르다.
잠시나마 들르고 싶지만 빨리 친구집에 가서 조금 쉬고 마음만 간절하다.

3일째 길 위에서 보냈더니 할아버지께서 많이 피곤해 하셨다.
첫날에는 잠시 주무신다면 딱 3분 주무셨다. 그리고 오늘은 아예를 한 시간 넘게 주무시더니
갑자기 일본말로 막 무어라 하셨다. 난 잠꼬대 인줄 알았는데 나인데 막 무어라 물어보신듯 했다.

일본말 못하는 내가 답을 할 수도 없고, 답답함에 웃음이 나오고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피곤한 할아버지가 아주 편안히 잘 쉬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할아버지도 나도 친구집에서 하룻밤 편하게 맛나는 음식 많이 먹어서 너무 다행이다.
2007/08/08 08:31 2007/08/08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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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 김규만 2007/08/15 01:28  address  modify  write

    여전히 썰렁한 재만이의 유머 "그래서~"
    짜파게티 맛있었냐?
    주변에 소금이 널려서 간이 모자라진 않았겠다. ㅋㅋ

    • 노인학 2007/08/15 05:45  address  midify

      사막에서 이거 안 먹어 보면 모르죠...
      소금은 다 먹고 나니 나오더라고요....
      예전에 그 소금이 돈보다 값어치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