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 페이퍼

Gerontology 2009/10/16 14:43

2007년 어느날, 한 장의 종이를 받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글을 남긴 적이 있다.
힘들었지만 결국에 이루었다는 생각이 많이 앞섰다.
힙들었던 날들을 생각하며.

그리고 올 해 여름 나는 새로 시작한 프로그램에서 하나의 결실을 만들었다.
결국 똑 같은 종이 한장이겠지만 나에게 다가오는 느낌은 다르다.
새로운 학교, 새로운 곳, 새로운 문화에 적응을 한다고, 그리고 부족한 실력으로 항상 힘들었던 공부.

참으로 힘든 것이 많았다.
특히 지난 1년은 나에게 정말 힘든 하루였다. 매번 새로이 시작되는 하루였지만 바뀐 것, 나아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계속 제자리 걸음을 하는 것 같았다.

할 수 있다는 생각마저도 잃어버린체 부족한 내 실력을 탓하며 하루를 연명하고 한 장의 책을 읽고
한 줄의 글을 쓴다는 것이 너무 힘들어 몸도 마음도 지쳐갔다.
마음의 병까지 얻어가며, 너무 힘들어서 힘들어서.

의지가 약해진 나에게 찾아온 병조차 막을 힘이 없었다.
그렇게 괴로웠고 외로웠다. 그렇다고 포기하고 손을 놓을 수는 없었다.
솔직히 힘을 낼 수는 없지만 그냥 하루만 더 버티기로 했었다.

주변에서 도와주는 이, 나를 응원하는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는 이,
그리고 한가지 피하고 싶었던 것, 내가 그 처음이라는 도장을 찍지는 말자.
해나가자 어짜피 해야된다는 막연한 생각은 있었다.

My Thesis Paper.pdf

나의 페이퍼 다운 가능...

일 년을 준비했던 페이퍼를 정리하고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러 한국에 갔었다.
그리고 꿈결 같이 통과라는 메일을 받았다.정말 수고 했다는 격려의 말씀과 함께.


유매스 보스톤의 노인학 박사과정 2년차는 반드시 석사 논문에 해당하는 페이퍼를 반드시 써야 했다.
나 역시도 2년 차 그 과정에 준비했었다. 시작이 반일까? 처음부터 주제를 잡는 것이 힘들었다.
주제만 잡으면 쉬울 것 같았는데, 며칠을 고생한 끝에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1년을 마치고 찾은 고향에서 아주 재밌는 광경을 보았다.
마을의 어르신들이 항상 저녁 시간이 되시면 운동을 가시는 것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어르신인들인데, 지금에서야 예전과 다른 모습이었다.

항상 일정한 시간에 운동을 하신다. 건강을 위해서 바로 문제의 시작이었다.
왜 갑자기 노인분들이 건강행동을 바꾸는 것일까.
운동을 시작하고 담배를 끊고 술을 줄이는 모습들.

왜 무엇이 이런 시작을 하게 한 것일까.
그 이후로 바로 연구의 진행이 되었다. 연구 모델과 이론들도 정리되어갔다.
물론 엄청난 인고의 시간이 있었다.

사람이 살아가는 것을 하나의 과정이라고 볼 때 그 인생의 과정에는 수 많은 사건 사고들이 있다.
예를 들어, 결혼, 이혼, 자녀의 출생, 재혼, 배우자의 죽음, 뜻하지 않는 발병, 은퇴 등등.
이 모든 사건들이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다.

결혼한 사람들은 배우자의 강요에 의해서 운동을 하고 술 담배를 줄이고, 뜻하지 않는 발병으로 의사의 권유
혹은 주변의 권유, 배우자의 죽음으로 인한 금지 혹은 시작  등 은퇴 이후의 시간 관리로 시작하는 운동.
인생의 많은 사건들이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에 나의 페이퍼가 구성되어졌다.

수 많은 시도와 이론의 보강 끝에 마침내 완성이 되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들 중에 오직 재혼했던 노인들 중에 건강 행위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이 하나의 중요 요소가 되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결론이 나오기까지 지겹도록 힘들었고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그로 인해 나에게 주어진 것 늘어난 주름과 빠진 머리카락.
어두운 그림자만 있었다...

하나 이 모든 것을 떨쳐버리고 해냈다는 기쁨에 나는 다시 예전의 나로 돌아왔다.
나의 이런 모습을 반겨주던 교수님.
건강해 보인다고 행복해 보인다고.

교수님들 뿐 내가 지금 여기에 서 있기까지 도와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린다.
내 인생의 이력서에 이제 석사라는 단어 하나를 추가한다.
너무 힘들었다. 아직도 생생히 느낀다.

나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은 그건 시작이었다는 것.

2009/10/16 14:43 2009/10/1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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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 이재석 2009/10/16 19:29  address  modify  write

    보내준 신발 잘받았어..
    동건이가 무척 좋아하드라~
    사이즈도 잘 맞데...

    니도 거기 생활 힘들텐데
    자꾸 보내지마~

    그럼 잘지내고~
    담에 또 들리마

    • Gerontology 2009/10/17 00:38  address  midify

      응 잘 맞아서 다행이다...

      그래 나중에는 다시 생각해 보마...
      안녕

  2. 비밀방문자 2009/10/22 11:17  address  modify  write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Gerontology 2009/10/22 11:03  address  midify

      저의 페이퍼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에 들어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인생은 정말 길고 어렵고 복잡한 같습니다...

  3. 비밀방문자 2009/10/22 11:17  address  modify  write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Gerontology 2009/10/22 11:17  address  midify

      네...비밀 댓글은 저만 볼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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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노인학 전공 처음으로 들은 과목이 현대 사회의 노인 이미지였는데
      문제는 노인들 자신이 아니라 노인을 대하는 사회 구성원 문화들이 노인에 대한 편견과 이미지를 만들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했습니다...

      어쩌면 방송매체의 노인이 역할 그려지는 모습들이 알게 모르게 우리들에게 각인이 되어 '노인은 이렇다' 하고 결정하는 것이죠...

      'Red hat society'라는 할머니들의 모임에서 노인의 편견을 깨는 많은 것들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들었던 수업으로 정말 인상이 깊었습니다...

      그리고 제 메일 주소는 오른쪽 공지 사항의 프로필 상에 있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쓰는 메일은 missjewell@hotmail.com
      입니다...

      마지막으로 동감합니다...저희 나라에서는 흔히 노인학을 사회복지학의
      한 부분으로 다루는 경향이 많아 혼란이 많았습니다...
      제가 공부하고 있는 노인학이랑 접근이 달라서 어떤 때는 이해의 어려움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