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Life in San Diego 2006/08/14 17:07

조금 늦잠을 자도 괜찮은 일요일 아침이다. 어렴풋이 눈을 떠 창 밖을 바라보고 시계를 보았다.
날씨는 화창하다. 더 자고는 싶지만, 자리에서 일어나 여느 일요일처럼,
걸레질하고 청소기로 간단한 청소를 마치고 나갈 준비를 서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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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 시원한 바람, 걷기 좋은 날이다. 집은 나서 왼쪽길을 따라 걷는다. 나의 동네는 Hillcrest 이다.
San Diego에서 역사가 깊은 동네 중 하나지만 아직도 많은 한국인들에겐 낯선 곳이다.
힐크레스트를 안다는 사람들은 단지 Gay 동네 인줄만 알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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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고 그들을 위한 상점들이 모여있는 것도 사실이다. 꼭 게이들만 위한 곳이 아님을 할 수 있다. 각국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수 많은 식당들, 이색 찻집, 와인 바, 다양한 상점에는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언제나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물론 게이들은 그 일부분이다. 오늘은 뭔가 특별한 행사가 있는 듯 했다. 시골 장이라도 선 걸일까.
5가를 막고 늘어선 천막을 보려 다가선다. 읍내 장날 같다. 구경나온 이, 물건 파는 이,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먹거리들. San Diego Food Bank, 천막에 들려 1불을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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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이 적힌 하트가 함께 배달되는 좋은 일도 했다. 먹을 것을 살 수 없는 여유가 부족한 사람들에게 직접
음식을 전해주는 비영리 단체인 것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오늘 처음 기부활동에 참여했다.
비록 크지는 않지만 그들에게는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서둘러 가던 길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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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le Food 라고 유기농 제품은 취급하는 곳이다. 물론 일반 제품도 있지만, 유기농이 더 유명한 것이다.
처음에는 어떤 곳인지 몰라서 들어 가보지 못했다. 미국 생활이 익숙해지고 맥주 마시기 취미를 시작하면서
많이 들렸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신기 했다. 이런 곳도 다 있구나 하고 생각을 했었다.

제품을 포장한 것이 일반 가게랑 많이 달랐다. 약간 촌스러운듯한 특색이 있다.
들어가면 언제나 발길 멈추어지는 곳은 맥주랑 와인 진열대이다. 처음보는 맥주가 많아서 기분이 좋았고
아직도 먹어야 할 맥주가 많이 남았다는 생각에 한 숨도 쉬고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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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맥주 찾아보고 와인도 구경하며  들르는 곳이다. 과수원 집 아들답게 과일 진열대도 꼭 보고 간다.
다른 곳보다 항상 과일은 신선하고 먹음직스럽지만 나의 재정 능력을 훨씬 넘는 가격이라 손이 멈추어진다.
유기농은 원래 비싸지만 다른 유기농 가게보다 훨씬 더 비싸다.

다시 길을 나선다.미노루 할버지가 계신 건물 옆에 다가서자, 난 전화기를 꺼내 전화한번 해 본다.
별일은 없지만 그냥 안부 전화이다. 공부는 잘되는지, 어디 아픈데는 없는지, 기분은 어떤지 물어본다.
하지만 바쁜 할아버지랑 통화가 안되는 날이 더많다. 산책을 가셨거나 불전에 기도를 가시면 연락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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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가 되지 않는 걸로 봐서는 어디 나가신것 같다. 나도 이제 목적지에 다와 간다.
신호등 하나만 더 건너면 된다. 처음에는 이 길을 차타고 왔는데 지금은 걸어온다.
걸어보니 멀지도 않고 운동도 된다. 무엇보다 다시 걸어가야 하니까. 욕심내어 많이 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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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으면서 지나치는 사람들 보는 것도 재미 있을 뿐더러 삶에 여유를 느끼는 것 같아 좋다.
마음 내키면 이 가게 저 가게 구경가는 것도 재미있다. 매일 같은 길이지만 다가오는 느낌은 매번 다르다.
야자수 사이로 Trader Joe's 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역시 유기농 제품을 취급해 많은 사람들이 비싼 곳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물론 비싼 것도 있지만, 싼게 훨씬 많다. 그리고 바로 옆의 대형 마트에서 느낄 수 없는 소박함이 있고,
Whole Food에 비해 서민적이다. 내가 좋아하는 와인이랑 신기한 맥주 역시 많다.

부담되지 않는 가격이 좋다. 간단하게 장을 보고 반대편 길을 걸어 집으로 오면 일요일 오전이 다 간다.

2006/08/14 17:07 2006/08/1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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