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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을 했다는 핑계로, 지난 학기가 너무 힘들었다는 핑계, 며칠동안 책을 잠시 접어두고.
쉬다가 자다가 운동하다가 시간을 보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서거 소식에 잠깐 당황 스럽기도 했었다.

오랫만에 마음 편안히 쉬는 중이었다. 제출한 페이퍼의 1차 검사를 기다리며, 한 시간 한 시간 보냈다.
학기 중에는 주말에 시간이 날때는 틈틈이 한국 방송을 다운 받아 보며 한 주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도 했다.
시간이 조금 많이 남아서 정말 오랫만에 살짝 드라마 방송에 발을 들여 놓기로 했다.

딱 한 편만, 우연히 인터넷 서핑하다가 영화 배우 황정민이 처음으로 드라마 찍었다고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찾은 것이 '그저 바라 보다가',

얼마전 드라마 '꽃보다 남자' 가 재밌다고 했다. 그런 내용이 무슨 재미가 있느냐고.
그런 신데렐라식 이야기 별 재미 없다고, 막연한 상상이 드라마이니까 가능한거지.
현실은 다르고 절대 그런 이야기는 없을 거라고, 여자들의 맛있는 상상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남자도 그런 신데렐라식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하는데,
나도 때론 그런 상상을 하고, 내가 좋아하다보니 비꼬던 마음이 사라졌다.
평범한 남자의 달콤한 상상.

사실은 배우 황정민의 연기가 너무 좋아 보게 된 것도 있다.

그 바보라는 별칭답게 설문이 있었다. 드라마 상에서 누가 제일 바보 사랑을 하는지, 누굴까 궁금했었다.
바보는 기준이 무엇인지, 누가 만드는 것 인지 모르지만 내 기준에서는
드라마 주인공 모두가 바보였다.

너무 순진하고 순박해서 천진하여 너무 촌스런 바보, 자기 잘난 맛에 콧대 높은 바보,
끊임없는 사리 사욕, 욕망에 사로잡힌들 바보들, 돈이 최고인 줄 아는 바보,
너무 어린지 철이 없는지 경솔한 행동을 하는 바보들, 분위기 띄워주는 바보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가장 중요한 그 무엇을 잊고 마음의 움직임을 바꿀려는 바보들.
그래 이 드라마에는 모두다 그 바보들이었다. 진정한 행복인지 사랑이 무엇인지를 멀리서 찾으려는 바보들,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시련을 맞이할 줄 모르고 웃어야 하고 울어야 하는 바보들,

그럼 나는,

나 역시 바보다. 얼마나 재밌다고 밤새워 잠 한숨 안자고 아침까지 방송 다 본뒤 졸리는 눈을 억지로 뜬뒤
블로그에 글 올리는 이 순간의 나도 바보이다.
해가 떠 낮이 밝았음에도 거꾸로 잠을 청할려는 나도 바보,

재밌다고 터져 나오는 웃음 쿠션으로 막아가며 방송을 다 본 바보.

그리고 아직도 영화 노팅힐을 가장 재밌게 본 영화중 하나로 손꼽으며 영화 속 주인공이 되려하는
난 바보인가 봐.

그러나 너무 재밌다. 빨리 다음 두편이 기다려진다. 자고 일어나자말자 바로 다운받아 볼려는 난 바보인가 봐.
2009/05/27 21:49 2009/05/27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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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 Chester 2009/05/29 08:34  address  modify  write

    음.. 영화 하면 내가 또 할 말이 많은데 말야.
    예전에 캘사 게시판에 영화 리뷰를 몇개 썼었지.
    내 블로그에 있는 Match Point 리뷰는 읽었지?
    TV 드라마는 너무 길게 이야기하다 소개팅 망친 기억이 있구..
    아직도 내멋만한 드라마는 없었던 것 같아.
    "난 바보인가 봐..." 란 말이 재만이 블로그 안의 작은 유행어가 된것같네.
    내가 좀 특이한 건 음악이 좋은 영화가 오래 기억이 나.
    내용은 잊혀져가도 그 음악이 흐르던 장면들은 문득 문득 떠오르지.
    봄날은 간다, Fabulous Baker Boys, 연애소설, Devil wears Prada 등등..
    (스코틀랜드에서 온 이국적 외모의 KT Tunstall이 부르는 Suddenly I see 정말 좋아)

    • Gerontology 2009/06/19 11:54  address  midify

      형...
      오늘 마침내 그 바보를 다 보았답니다...
      형은 역시 음악을 좋아하십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