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가 보고 싶은 곳, 내 중심으로 짜여진 이번 여행에,
할아버지께서 처음 의견을 내셨다. 출발전부터 여기를 물으셨고 가자고 하셨다.
40년 전에 와 보았는데, 이번에는 사진으로 남기고 싶다고 하셨다.

Gate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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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쯤 아니 약간 동쪽으로 지우친 중간 쯤 미주리 주, 세인트 루이스 도시에 있다.
미국인의 자랑, 서부 개척의 상징적 기념지 한마디로 서부로 가는 문이라는 것이다.
그 역사가 말하듯 세인트 루이스는 큰 도시였다.

서부 개척의 관문 답게 수 많은 고속도로들이 엄청 섞여 있었다.
어리버리 하다간 잘못 빠지기 쉬운 길이었다. 순간적인 긴장이 극도로 달았다.
정신 잘 차리고 할아버지께서 안내해 주신 길따라 제대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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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고 사진 찍으니 옆에 있던 10대들이 재밌다고 자기들도 나처럼 찍고 싶다고 사진을 부탁했다.
가까이서 보니 이것이 얼마나 큰 상징 물인지.
한장의 철판이 내 키보다 크다. 작은 키를 가지긴 나 일지라도

오기전까지 다른 매체를 통해 이 문을 많이 보았다.
흐르는 강이 있어, 이 문이 진정한 문답게 이쪽 강둑에서 저쪽 강둑으로 걸쳐 있는 줄았다.
실체는, 시내 쪽 강둑에 서 있다.

미국의 모든 것이 그렇듯 이 거대한 구조물 사진 속에 담기가 너무 힘들었다.
규만이 형은 이런 걸 찍을 때는 강 반대편에 가라 했는데, 길 잃어버릴 것 같아 우역다짐으로 찍었다.
한참을 고민한 듯에 할아버지의 말씀하신 구도대로 찍어 보았으나 마음에는 영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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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물이 하나 있지만 미국 국립 공원지이다. 공원은 으레 자연환경이라 생각했는데 조금 의외이다.
자라나는 후세대에게 서부 개척을 열심히 자랑해야 하니까. 어여튼 백인들, 자기들의 승리이니까.
이런 이유로 상징적으로 국립 공원으로 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지하로 기념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영화도 보고, 엘리베이트 타고 아치의 중간 지점, 전망대도 갈 수 있다.
공짜가 아니었지만 갈 마음이 있었다. 한번 정도 올라 가는 것은 괜찮을 것 같았다.
하지만 옆동의 박물관에 가보고 그냥 얼른 나왔다. 전망대에 가는 것도 싫었다.

박물관은 승리자의 전례품 전시라 했던가. 그렇게 승리자만을 위한 역사가 있었다.
한바퀴 들려보면 대충 이런 것들로 있다. 서부 개척의 시작, 그때 쓰던 도구들, 마차, 무기류
개척이라기 보다는 인디언에게 뺏은 땅에 자기들의 이름을 붙여 놓았다.

역사에는 미지의 세계를 새로이 개척을 했다 하지만, 백인들의 개척 이전에
삶의 터전을 잃은 인디언들이 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새로운 터전을 또 빼았었다.

처음으로 발을 딛은 대장의 영웅적인 글과 사진이 붙여있다.
어디 어디를 누가 언제 맨 처음에 갔고  그 때의 느낌을 표현한 글이랑
멋있는 배경 사진이 있다. 서부의 멋있는 자연 배경은 한 눈에 볼 수 있다.

어짜피 역사는 승리자 중심에 있다. 하지만, 나는 패배자가 좋다.
백인들의 무식한 총 칼에 쓰러져간 인디언들, 조상대대로 영혼을 묻고 살던 터전을 백인들에게 내 주고
서쪽으로 서쪽으로 밀려갔다.

자기들 편안대로 미시시피 강을 기준으로 동쪽은 백인들이 서쪽은 힘 없는 인디언들,
침범을 하지 않겠다더니 또 다시 강을 넘어 더 서쪽으로 이주를 요구했다.
삶의 오랜 터전, 가족을 위해 죽어간 인디언 전사들의 야만성, 잔인함과 강조하고,

백인들은 거기에 맞서는 용감함 전사라 했다. 서쪽으로 쫒다 못해,
결국에 사람들이 살기도 힘든 곳에 네모를 만들어 여기에서만 살면 괜찮을 거라 했다.
더 자세한 내용은 Howard Zinn이 쓴 역사 책에 잘 나옴 (헷갈리네, History of people in USA)
(콜럼부스를 무식하고 인정머리 없는 백인이라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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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자의 역사 속에 숨겨진 버린 인디언 사진들이 조금 있다. 그들의 아픔을 사진 몇 장으로 감싸 수 있을까.
과연, 찾아온 수 많은 어린 후세대에 무엇을 가르치려 할까
하나도 알리고 둘도 알리면 좋을려만

지하공간의 박물관에 인디언의 한이 서려 있을 것 같다.
여기를 돈 주고 들어갔다면, 정말 짜증이 났을 것이다.
자기들 잘못은 아는지 아니면 자랑할려는지 박물관은 그냥 둘러 볼 수 있도록 했다.

게이트 웨이에서 그리 좋은 기분은 느끼지 못했다. 그리고 또 다시 길을 나섰다.
2007/08/14 10:30 2007/08/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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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 신혜선 2007/08/14 11:50  address  modify  write

    언젠가 그 네모도 침범하겠지?
    원래 가진 사람들이 더 무서운 법..
    여행 잘 했네 오빠!^^

    • 노인학 2007/08/14 13:37  address  midify

      착하네...
      정말 바로 와서 글남기고 가네....
      나도 얼른 글 남기고 와야겠다....
      고마워...

  2. 김규만 2007/08/15 00:44  address  modify  write

    할아버지 제안 각도 사진이 구도가 좋네.
    옆의 건물이 살짝 사선으로 들어오고 구조물도 보이고 괜찮다.

    글구 패배자만 좋아할 것 까지야..
    "긍휼"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좋은 전통이야.
    승리자든 패배자든 같이 잘 살 수 있는 여유를 가질때
    진정으로 같이 승리하는거겠지.
    MLKJ의 연설이 생각나는군.

    • 노인학 2007/08/15 05:34  address  midify

      형 오셨군요...
      각도가 좋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같이 잘 살 수 있을 날이 오겠죠...
      하지만 지금은 아닌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