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온 길, 지나갈 길을 바라 보니 참 어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친구녀석 집에서 옐로우 스톤까지 6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이른 새벽 6시에 길을 나섰다.
옐로우 스톤을 조금이나마 보고 갈 생각이라면 정오에 도착해 서너 시간 보고 다시 길을 나설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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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번 고속도로는 나를 옐로우 스톤으로 안내 해주었다. 바로 이 15번 길 정말 많이 익숙하다.
샌디 에이고에 살 때 많이도 이용했다. 일하러 갈 때 타고, 규만이 형 집에 놀려갈 때도,
간혹 골프 연습 갈때도 이래저래 많이 이용하던 길이다.

샌디 에이고를 떠나 오늘까지 3일을 달렸다.
이제 샌디에이고에서 많이 멀어졌거니 생각했는데 이 길을 또 타야한다고 하니까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샌디 에이고가 멀지 않다고 생각되고 아는 길이라 생각하니 샌디 에이고로 금방이라도 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저 가던 길을 가는 수밖에 아이다호 시골 길 건초 지대가 익숙할때 쯤.
길가에 나무가 보이기 시작했다. 저 멀리 북쪽 땅 온통 뽀족한 침엽수다.
한 두 그루가 보이더니 이내 숲이 보이기 시작했다.

기대를 많이 했고 꼭 가고 싶었던 Yellow Stone National Park에 가까워지는구나.
관광객을 위해 각종 가게들이 있는 마을을 지나서 공원 입구에 도착했다. 마치 주왕산 입구 고향에 온듯했다.
25불 주고 받은 지도 한 장이 전부다. 나머지는 내가 찾아다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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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입구라서 그런지 별다른 감흥이 일어나지 않았다.
수 해전에 산불 때문에 불타 죽은 나무들, 새로이 생명을 틔우고 자라는 나무들와 무성한 풀들.
그들 사이로 흐르는 개울, 개울가 초원에 서식하는 야생 동물들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울려지는 놀라고 감탄하는 기분이 들지 않는다.
새로운 느낌은 그 간 수없이 보아오던 달력의 한폭의 그림들 사진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이런 저런 느낌이다.

자동차의 나라인 미국에서는 국립공원 구경하는 것도 참 편하다.
보기 좋은 곳 멋있는 곳에 차 타고 한 바퀴 휙 돌아서 볼 수 있도록 심심치 않은 배려를 해두었다.
자연 공원은 발로 직접 체험을 하는 것이 좋으나 갈 길이 멀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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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옐로우 스톤이 자랑하는 야외 온천에 들어섰다. 뜨거운 온천수가 증기를 뿜으며 밖으로 나오는데
그 안에서 온천욕 한번 해 보았으면 좋을려만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
펄펄 끊는 물, 돌인지 흙인지 물도 아닌 것이 보글 보글 끓는 곳도 있었다. 이거 하나는 어찌 좀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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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온천이 많기로 유명한 일본 미노루 할아버지 별로 놀라시지도 않으신다.
고향 마을 근처에도 유명한 온천 장이 있다고 하신다.
할아버지는 다른 생각이 있으셨다. 옐로우 스톤의 장관 하늘 솟아 오는 온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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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신기한 곳은 거의 90분 간격으로 물기둥이 수증기를 내 뿜으면 용처럼 솟는 곳
운이 좋았는지 다음 분출이 3시 44분인데 10분경에 도착했다. 시간이 좀 남았다. 30분의 여유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 벌써 많은 사람들이 더 좋은 자리에서 볼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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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 것이 한번 놓치면 다시 1시간 30분을 기다려야 하니 사람들이 좀더 욕심을 내보는 것 같다.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갑자기 하늘이 좀 이상하다 싶더니.
점점 빗방울을 굵어졌지만 사람들은 미동도 하지 않는다. 대단하긴 대단한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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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비에 옷 다 젖는게 아니라 완전 소낙비에 완전히 홀딱 적는다.
5분을 남기고는 빗방울이 더 굵어졌다. 이왕 젖은것 조금만 더 기다리자고 눈짓으로 마음을 맞추었다.
저멀리 솟아오를 물기둥의 기다림이 아니라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시계 본다고 더 초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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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시간이 되고 무엇의 홀연한 기미가 보였다.
한차례 김이 막 피어 올랐다. 그리고 솟아 오르는 듯한 물소리가 들렸지만.
더욱 세를 가하는 김만 보인다. 순간 뭐 이제 다 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허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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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기둥이 내리는 비에 바로 식어서 증기에 가린 것일까. 아니면 너무 작아서 보이지 않은 것일까.
사람들이 하나둘 일어나기 시작했다. 비오는 것에 지쳤는지 이 굴뚝 연기 한번으로 다 본 듯 했다.
나도 추워지고 별 다른 기미가 보이지 앉아 자리를 떴다.

할아버지나도 다 젖고 나도 다 젖었다.
기대한 만큼의 보람도 없이 얼른 차에 타 산 속의 차가운 공기를 피하고 싶었다.
지도를 잠시 보고 서문을 통해 들어왔던 공원을 동문으로 빠져 나가기 위해 한번 더 앞 길을 다듬었다.

옐로우 스톤 2부는 바로 다음편에.

2007/08/09 10:11 2007/08/09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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